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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양성][입원일기] 확진 8일차 - 다인실의 괴로움, 확진자 가족 재검사(feat.변비) 본문

코로나 양성일기

[코로나 양성][입원일기] 확진 8일차 - 다인실의 괴로움, 확진자 가족 재검사(feat.변비)

s.a 2021. 12. 2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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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일) - 확진 8일차 / 입원 7일차

 

[ 증상후기 ]

 

AM 8:20

내가 지난주 일요일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고 우리 가족은 바로 검사를 받았었다.

내가 증상발현된지 11일차, 다행히 그 당시에는 우리 가족 모두 음성이 나왔다. 가족 모두 백신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상태였기 때문에, 내가 병원으로 옮겨진 뒤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서 일상에 별다른 제약은 없었다.

 

하지만 수동감시대상자로 7일을 더 지내야했고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7일 이후, 2차 코로나 검사를 받아서 음성이 나와야했다.

그 2차 검사일이 오늘이라 가족들은 오전부터 분주했다. 하필 일요일에 검사를 받아야해서 보건소만 선별진료소를 운영했기 때문에 대기가 길어질 것 같아서다. 걱정하는 나를 안심시켜준다고 가족 카톡방이 바쁘게 울려댔다.

 

 

AM 8:53

이제 덜 아픈가보다.

평소에 어느 회사 구내식당도 투정없이 먹는 나인데... 입맛이 없다.

생선요리는 자주 먹어야 월에 3번 정도였는데 병원에 오고나서는 하루에 많으면 2번, 최소 1번은 먹는다. 이제 좀 자극적인 음식이나 인스턴트도 슬슬 먹고 싶었다. 살짝 군것질을 했다.

감염병 환자들이라 안에서 음식을 나눠 먹을 수 없는데, 웰치스 젤리 1봉투를 부모님이 넣어주셔서 혼자 먹어야 했다.

먹을때마다 봉투를 바스락거리기는 다른분들께 좀 죄송해서... 가져온 마카다미아 통에다 부어서 한 두개씩 꺼내 먹었다.

 

간식....입맛이 없어서 조금은 들고 가는걸 추천한다. 

위가 줄어서 젤리 1봉을 3~4일에 걸쳐서 나눠 먹었다.

(원래는 앉은자리에서 최대 3봉까지 먹을 만큼 군것질을 좋아했다.)

배에 올려둔 간식

 

AM 8:50

가족들이 잘 보건소에 도착했는지 궁금했다.

연락을 해보니 동생이 8시 50분에 도착해서 297번~의 번호표를 뽑았다고 한다.

내 경험으로 볼 때 관악보건소 선별진료소 대기시간은 100명 정도면 1시간이 걸리는 것 같았다.

대략 3시간 후에 검사 받을 수 있을 것 같았고, 그냥 기다리기에는 너무 긴 시간이라 가족들은 다시 집에가서 대기하기로 했다.

 

AM 9:04

관악구청 홈페이지에서 각 선별진료소의 대기 인원과 호출인원을 확인할 수 있다.

가족들은 번호표를 뽑아서 집으로 갔고,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계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혹시나 가족들 번호표 순서가 지나갈까봐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은 내가 대기현황을 모니터링 하기로 마음먹었다.

 

아니 이게 무슨일인가?

오전 9시 4분에 이미 관악보건소 대기 번호표는 474명이었고, 호출번호는 21번이었다.

불과 2주 전에 내가 9시쯤 번호표를 뽑았을 때는 분명 150번대였는데....

(9시 9분에 번호표를 뽑은 사람은 510번쯤이었다...대부분 9시를 맞춰서 가는 것으로 추정되니 일요일에 코로나 검사를 받을 계획이 있다면 9시 이전에 도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새삼 일일 확진자 수 7천명대의 코로나 재유행이 실감났다.

 

이 날 관악보건소 선별검사소에 계셨던 의료진이 엄청난 속도로 검사를 진행하셨다.

우리 가족은 이날 10시 정도에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내가 증상 발현 이후 10일차양성판정을 받았는데, 며칠 전부터 가족들이 증상이 있다고 했다. 동생과 엄마가 두통 및 기침 증상이 있어서, 동생에게 코로나 검사 결과 문자를 받으면 바로 알려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AM 9:16

오늘도 역시 아침 식사 이후에 레보펙신(폐렴 항생제?) 수액을 맞았다.

항생제라 그런지 수액이 들어가는 느낌이 썩 좋지는 않다.

 

AM 11:03 - 변비이야기 입니다. 궁금하신 분만 펼쳐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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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오늘 포스팅에서 꽤나 중요하게 다루려던(?) 변비 이야기다.

변비약 듀피락 이지를 받아서 복용했다.

간호사 선생님께서 변비약을 주시면서, 아직 변비가 지속되고 있는지 물어보셨다.

사실 침대랑 캐비닛만 딱 들어가는 작은 4인실에서 누군가에게 내 배변상황을 말해야 한다는게 누가 들을까봐 난 부끄러웠다.....^^;;

어제 저녁, 변비약을 복용하고 잠을 자려는데 가스가 너무 많이차고 배가 살살 아파서 잠을 설쳤다.

오늘은 기필코 개운한 상태를 만들고 싶었다.

 

이후 오후 5시 정도에 침대 위 벽에 스피커에서 간호사 선생님이 나를 호출하셨다.

아까처럼 사람이 직접와서 작게 물어봐주는 것이 아닌 방송으로 내 배변상황을 확인하셨다.

옆자리 아주머니 환자분이 같은 상황이 있으셨기에 사실 각오는 하고 있었으나, 그 전에 해결하지 못했다. ㅠㅠ

의료진이 건강상태를 묻는 것 뿐이나, 사실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부분은 아닌터라 난 부끄러웠다. ^_ㅠ

그래서인지 빠르게 해결해야한다는 내 의지가 더 불타올랐다. 이미 변비라는 것을 인식한 순간부터 하루에 물을 최소 1.5L 정도 마셨다. 하지만 배가 부글부글 끓고 가스가 차도, 쉽게 나오지는 않았다.

 

저녁 식후 약에 변비약이 다시 나왔다. 지금까지 총 3포째였다. 

평소에 주변에서 너는 물을 잘 안마셔서 사막에서도 안힘들 것 같다는 소리를 종종 듣는다. 그래서인지 이 때 피부가 점점 좋아졌다. 뭉치는 피지가 점점 줄어드는 느낌이랄까? 

내 노력에 보상이라도 하듯, 1시간 정도가 지나자 미친듯이 노력해서 아주 조금, 문만 열었다....이걸로 해결했다고는 절대 못한다.

취침 전 약에 포함되어야 하는지 확인이 필요했던 간호사 선생님이 다시 방송으로 호출을 하셨다. 하지만 방송으로 내 배변상태를 다시 물어보는 것이 무서웠던 나는 아직 필요하냐는 질문에 이제 괜찮다고 대답했다. 이 상황을 계속 겪는게 나에게 더 스트레스인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냥 물을 더 마시기로 하고 변비약을 4포만에 중단했다.

 

놀랍게도 나는 더이상 화장실을 가지 못했고... 퇴원한 다음날 집에서 해결할 수 있었다. 평소에 변비가 있다거나, 상황에 좀 예민한 편이라면 "푸른 주스"나 "건조된 푸른", "유산균" 등을 좀 챙겨가는 것을 추천한다. 난 내가 무딘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병실이 워낙 조용하고 4명이 화장실을 같이 쓰다보니 편하게 가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

 

PM 1:30 - 투덜거리는 환자와의 공동 생활

어제 저녁 늦은 시간, 너무 아프다고 고통을 호소하며 새로운 환자가 입원하셨다.

보통 11시~12시 쯤 기존 환자가 퇴원하면, 1시쯤 새로운 환자가 입원하였는데 이번에는 좀 특이하게 늦게 오셨다. 오늘은 좀 대화를 할 기력이 생기셨는지, 입원 준비물을 챙기면서 치약을 까먹으셨다며 속상해 하셨다. 양치를 할 수 없으니 너무 찝찝하신데 가족들을 통해 물건을 전달하거나 따로 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어제 저녁부터 혼잣말로 계속 치약을 까먹으셨다고 하셨고 내가 만약 그런 상황이라면 너무 괴로울 것 같았다. 마침 입원안내문의 "입원세트"라는 것이 떠올랐다. 입원 생활에 필요한 삼푸, 바디워시, 칫솔, 치약 등 샤워용품인 것 같았다. 입원세트의 금액은 만원으로 싼 편은 아니었다. 나라면 양치를 입원 기간 10일동안 못하는 것보다 만원에 입원세트를 사고 싶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 분께 입원안내문의 입원세트가 써있다고, 혹시 만원이라는 금액도 괜찮으시면 입원세트에 대해 문의하시길 추천드렸다. 그랬더니 활짝 웃으시면서 2만원이어도 산다고. 금액이 뭐가 중요하냐고 하시면서 고맙다고 하셨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간호사 선생님께서 오셨고, 그 환자분이 치약을 사고 싶다고 물어보셨다. 하지만 간호사 선생님께서는 치약은 따로 팔지 않는다는 대답을 해주셨다. 나이가 많으신 환자분이라 정확하게 "입원세트"라는 단어를 기억하시지 못하는 것 같았다. 만약 우리 할머니셨다면 너무 속상할 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입원안내문을 직접 들고 "입원세트"라는 것에 치약이 있을지를 문의하였다. 만약 있다면 구매가 가능한지 확인을 요청드렸다.

곧 입원세트에는 치약이 포함되어있으며, 만원이 퇴원 시 수납금액에 포함된다는 안내를 받았다. 나는 당연히 그 환자분이 입원세트를 구매하실 줄 알았다. 간호사 선생님께 치약 안파냐고 계속 물어보셨고, 아까 대화에서 만원도 안아깝다고 하셨기 때문이다. 연결을 해드리자 환자분은 구매하겠다고 하셨고, 곧 수영복 가방처럼 생긴 입원세트를 받으셨다.

 

여기서부터 고통이었다. 입원세트를 열어본 환자분이 돌변하였다. 내가 치약을 만원에 샀다며..... 이게 어떻게 만원이냐며...너무 아깝다며..... 다 버릴꺼라며.... 굉장히 짜증섞인 목소리가 귀에 꽂혔다. 순간 당황했다. 내가 굳이 나서서 도와드린 이유는 3가지가 있었다.

 

1. 입원하신 어제부터 주변에 계속 전화를 돌리셨는데 연신 감사하다, 안심된다, 걱정하지 말아라 등의 말을 하시어 매사에 감사한 분인줄 알았다.

2. 불과 몇분 전의 대화에서 자신은 무조건 있으면 사고 싶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이셨다.

3. 우리 할머니가 이런 상황에서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면 속상할 것 같았다.  

 

나름 신중하게 생각해보고 나선 것이었는데... 돌아오는 건 굉장히 짜증이 난 혼잣말(?)이었다.

일단 이해해보려고 하였다. 입원세트의 치약은 매우 작았다. 평범하게 구할 수 있는 여행용 치약 중에서도 작은 편에 속했던 것 같다. 치약만 필요했는데, 막상 치약이 작으니 화가 나셨을 수 있다. 하지만 치약을 꺼낸 뒤 입원세트를 바닥에 던지면서 나는 이거 필요 없다는둥, 다 버릴꺼라는 말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 번 본성을 보이고 나니 더이상 숨기지 않으셨다. 점점 짜증이 심해졌고, 그 분의 말투도 바뀌었다. 잠들었을 때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시간에 주변사람과 통화를 하셨는데 계속 투덜거리는 내용이었다. 하필 높은 쇳소리의 목소리를 가지셨었다. 먼저 입원해서 나름 정보가 많던 나는 도와드리려던 마음이 싹 사라졌다. 하나하나 다른 사람이 다 해주길 바라는 그 분의 목소리가 듣기 싫어졌지만 혼잣말은 계속 되었다.

이어폰을 가져온 것은 신의 한 수 였다. 다인실 공동 생활을 하다보면 무조건 듣기싫은 소리를 듣게 되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더이상 들을 수 없어 이어폰으로 귀를 막고 노래를 시끄럽게 틀었다. 안들리니 마음에 안정이 조금 돌아왔다.

 

만약, 다인실 입원 예정이라면 이어폰은 구매해서라도 가져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 입원 7일차 식사 및 복약처방

아침
점심
저녁
취침 전

 

 

 

 

※ 본 포스팅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양성)으로 인한 신림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입원생활에 대한 글입니다.

작성자 개인의 경험담으로 참고만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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